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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철학

옥수수 한입의 값어치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실 우유가 떨어졌다는 걸 깨닫고
동네 할인 마트에 들렀다.

서울우유 1.25L짜리를 들고나서 주위를 둘러보는 찰나
인간의 심리학적 헛점은 노린990원짜리 번들이 눈에 들어왔다.

 

썬키스트 음료 3개 990원, 찌개용 참치 990원,옥수수콘 샐러드 990원

천원이라는 돈은 일반성인에게 있어 지출함에 최소한의 돈이라 생각한다

500원 300원이 하찮다는게 아니라, 지폐한장이 성인남녀들이 부담없이 지불되어지는 가장 최소한의 돈이라 생각되어 지는데,그것에 딱 맞게 이곳저곳에 물건이 진열되어 있었다.

 

과일주스는 이전에 마셔봤고, 왠지 참치 넣고 볶음밥을 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찌개용 참치를 들었다, 속으로는 "찌개용이고,볶음용이고 맛있게 먹으면 됐지"라는 생각과 더불어

어렸을적 숟가락으로 달달하면서도 아삭한 옥수수를 퍼먹었던 기억이 나서 옥수수 한캔을 사들었다 1000원.

 

친구들이랑 술마시느라 몇 만원을 써본적은 수두룩 한데.(물론 나는 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적 크면 내가 먹고싶은거 내가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살거라고 뻥뻥 큰 소리치고 다녔더 내가 정작 어른이 되보니, 생활의 관성에 의해서만 살고 있었다.

 

집에 들어와서 우유를 냉장고에 넣었다.

참치는 선반위에 놓는것을 깜빡잊은체 그리 급하지는 않게 옥수수캔을 열었다.

숟가락으로 노오란 옥수수를 반 숟가락 뜨기 시작했고, 한 입을 드디어 먹었다.

 

맛있다... 어렸을 적 먹었던 그 옥수수와 너무나 같아서 기뻣다.

다시 말하지만, 몇 만원씩 내가면서 좋아하지도 않는 술을 먹은적은 있지만

왜 어렸을적 추억을 찾기란 이렇게 어려웠는지 다시 의문이 생기게 된다.

 

근데 갑자기 여기서 머릿속에서 계산기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내가 이 옥수수를 반통 먹으면 난 500원 어치의 행복을 먹는것인가?"

가끔 생각한다. 과연 돈이라는 것과 행복이라는 것이 1:1의 관계인지,

티비에서 보면 수십만원 짜리 음식을 먹으면서도 죽쓴표정으로 사약먹듯이 먹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 비싼건 좋은거라는 관점을 뛰어넘어서 , 가성비라는 생각이 들고, 또 다시 역시 그래도 비싼것 제값을 해 라는 생각이 판을 치는 지금

 

한입에 옥수수는 나에게 충분한 행복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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